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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수는 왜 ‘무리’한 숫자일까?

by Thaldald 2025. 7. 14.

무리수는 왜 ‘무리’한 숫자일까?

오늘은 중3에 처음 등장하는 무리수에 대해서 알아보려합니다. 

무리수는 왜 '무리'한 숫자인가


√2부터 π(파이)까지, 수학자들이 사랑한 이상한 수

1. 나눌 수 없는 수가 있다? – 유리수와 무리수의 차이

 

우리가 초등학교에서 처음 배우는 수는 자연수입니다. 1, 2, 3, 4처럼 개수를 세는 데 쓰이는 수들이죠. 그러다 점점 커가면서 정수, 그리고 분수를 배우게 됩니다. 분수는 두 정수를 나눈 형태, 예를 들어 1/2, 3/4, 5/1 같은 수들을 말해요. 이처럼 두 정수의 비율로 표현되는 수를 ‘유리수(rational number)’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나눠지지 않는 수’들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2(루트2), π(파이), e 같은 숫자들은 소수점이 끝없이 이어지며, 반복되지도 않아요.
이런 수들을 바로 ‘무리수(irrational number)’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이성적이지 않은, 이치에 맞지 않는(?)’ 수라는 뜻이죠.

무리수의 특징은 딱 두 가지입니다.

소수로 나타낼 때 끝나지 않는다

소수 부분이 반복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3 = 0.333... (반복됨 → 유리수)

▶ 22/7 = 3.142857... (반복됨 → 유리수)

▶ π = 3.1415926535... (끝도 없고 반복도 없음 → 무리수!)

무리수는 인간이 만든 규칙으로는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는 수입니다.
그래서 고대부터 이 수들은 수학자들에게 충격이었고, 실제로는 철학적인 위기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죠.

 


 

2는 수학계를 흔든 스캔들? – 무리수의 발견 이야기


무리수의 역사는 꽤 오래됐습니다.
기원전 500년경, 피타고라스 학파는 세상의 모든 수가 유리수(분수)로 설명된다고 믿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들의 믿음을 깨뜨리는 숫자가 등장합니다.
그게 바로 √2(루트2)입니다.

√2는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길이를 구할 때 나옵니다.
예를 들어, 두 변이 1인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는?

▶ 1² + 1² = c² →

▶ 1 + 1 = c² →

▶ c = √2

이 길이를 분수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시도 끝에 수학자들이 내린 결론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어떤 피타고라스 학파 수학자가 √2가 유리수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못한 학파가 그를 강물에 빠뜨려 죽였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물론 과장이지만, 그만큼 이 발견이 충격적이었단 뜻이죠!)

이 증명은 ‘가정법’을 사용합니다.
“√2가 유리수라고 가정해 보자. → 모순이 생긴다. → 그래서 √2는 유리수가 아니다.”
즉, √2는 어떤 분수로도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수, 바로 무리수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은 수학사에서 첫 번째 무리수의 등장으로 기록됩니다.
그리고 수학은 유리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더 넓은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됩니다.

 


 

파이는 왜 그렇게 복잡할까? – 무리수는 자연의 언어다


무리수 중 가장 유명한 숫자, 바로 π(파이)입니다.
수학을 싫어했던 사람도
"원 둘레 = 2πr",
"π는 3.14"
이 정도는 들어봤을 거예요.

π는 원의 둘레를 지름으로 나눈 값인데, 놀랍게도 이 수 역시 분수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22/7은 π와 비슷하지만 정확하지 않고,

실제 π는 소수점 아래 100조 자리 이상까지 계산되었으며,

지금까지도 끝없이, 반복 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복잡한 수가 자연 속에서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π는 단순히 원의 공식에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 파동(소리, 빛, 전기),

▶ 통계(정규분포 곡선),

▶ 물리학의 공식,

▶ 심지어 우주의 구조까지!

즉, π는 세상이 숨 쉬는 방식과 연결돼 있는 숫자입니다.

같은 무리수인 e(자연상수)도 마찬가지입니다.
e는 복리 이자 계산, 생물의 성장, 확률, 통계 등 ‘변화와 성장’을 설명하는 데 쓰이죠.
이처럼 무리수는 단순한 ‘복잡한 수’가 아니라, 자연과 세계를 설명하는 언어인 셈입니다.

 


 

마무리하며: 복잡하지만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

‘무리수’라는 이름은 마치 말도 안 되는, 비합리적인 숫자 같지만
사실은 세상과 자연의 본질을 담고 있는 수들입니다.

√2는 정사각형에서,
π는 원에서,
e는 생명과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우리가 만든 수 체계에 잘 안 맞는다고 해서 무시할 수는 없죠.
오히려 우리가 사는 세계는 그런 "무리한 수"들로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에 √2나 π를 보게 된다면,
“이거 복잡하고 어렵다” 대신
“이건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이구나”
라고 생각해보세요.

수학은 그렇게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