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은 감으로 하면 망한다 – 동전 던지기의 진실
확률은 왜 항상 우리의 ‘감’과 다르게 작동할까?
"동전을 5번 던졌는데 다 앞면이 나왔어.
그럼 다음엔 뒷면이 나올 확률이 높겠지?"
이 말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건 확률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입니다.
확률은 인간의 직관과 종종 완전히 다르게 작동하거든요.
왜 그럴까요?
그건 우리가 확률을 ‘기억하는 존재’처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확률은 기억을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공정한 동전을 던질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항상 50%입니다.
▶ 앞에서 5번 연속 앞면이 나왔더라도,
▶ 6번째도 여전히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 뒷면도 50%입니다.
"아니, 앞면이 계속 나왔으니 이번엔 뒷면이 나올 차례지!"
→ 이건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라고 불리는 확률 착각입니다.
확률은 매번 독립적인 사건으로 계산됩니다.
앞에 어떤 결과가 나왔든, 다음 결과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요.
이게 바로 확률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우리 뇌는 ‘패턴’을 만들고 싶어 하는데, 확률은 차갑게 무관심하거든요.
‘몬티홀 문제’ – 문 하나를 열었을 뿐인데 확률이 바뀐다?
이제 직관을 배신하는 확률 문제 중 가장 유명한 걸 소개할게요.
바로 몬티홀 문제(Monty Hall Problem)입니다.
문제 상황
1.당신 앞에 문 3개가 있습니다.
2.그중 하나에는 자동차(상품), 나머지 두 개에는 염소가 있습니다.
3.당신은 문 하나를 선택합니다.
4.사회자가 당신이 고르지 않은 문 중 하나(염소가 있는 문)를 열어 보여줍니다.
5.그리고 이렇게 묻죠:
“지금 고른 문을 바꿀래요? 아니면 그대로 갈래요?”
많은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제 남은 문이 2개니까, 확률은 50:50이겠지. 굳이 바꿀 필요 없을 듯?"
하지만 정답은 놀랍게도 이겁니다:
문을 바꾸는 게 이길 확률이 2배나 높습니다.
왜 확률이 2배나 차이 날까?
처음 문을 고를 때, 당첨 확률은 1/3입니다.
그 말은, 당신이 고르지 않은 문 중에 자동차가 있을 확률은 2/3라는 거예요.
그리고 사회자는 일부러 염소가 있는 문만 열어줍니다.
즉, 남은 문 하나에는 여전히 2/3의 확률이 집중돼 있다는 것!
▪️ 바꾸지 않으면: 처음 고른 확률 그대로 → 1/3
▪️ 바꾸면: 나머지 문으로 옮겨가는 2/3 확률을 선택
그래서 바꾸는 쪽이 훨씬 유리합니다.
실제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수천 번 해보면,
‘바꾸기’를 선택한 사람이 항상 약 66%의 확률로 당첨되고,
‘유지하기’를 고른 사람은 약 33% 확률만 얻습니다.
이처럼 확률은 우리 감과는 다르게,
조건이 바뀌면 확률도 같이 바뀌는 굉장히 논리적인 세계입니다.
확률을 믿는 순간 우리는 더 똑똑해진다
확률을 잘 이해하면, 일상에서도 훨씬 더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감에 의존하면 틀릴 확률이 더 높아지죠.
🔁 예 1: 도박과 로또
카지노나 슬롯머신은
"이번엔 나올 것 같아!"라는 감정을 자극해서 수익을 냅니다.
하지만 당첨 확률은 항상 일정하고,
심지어 구조적으로 플레이어가 손해보게 설계돼 있습니다.
그걸 알면서도 "이번엔 느낌이 좋아!"라는 감정에 휘둘리는 이유는,
우리가 확률의 본질을 감으로 착각하기 때문이에요.
🎲 예 2: 병원 검사와 확률
의학 검사 결과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해서
바로 병에 걸렸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이건 ‘조건부 확률’이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암 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암일 확률은 검사 정확도, 유병률 등 복합 요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 확률을 잘 이해해야
검사 결과, 진단, 의사 결정까지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예 3: 데이터 해석, 통계, AI
요즘은 많은 분야에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Data-driven decision)이 강조되고 있어요.
통계나 AI 역시 결국 확률의 원리 위에 서 있습니다.
▶ 스팸 필터가 이메일을 분석할 때
▶ 유튜브 알고리즘이 영상을 추천할 때
▶ 마케팅에서 어떤 문구가 클릭을 많이 받을지 A/B 테스트할 때
→ 확률 기반 모델이 작동하고 있죠.
확률을 잘 아는 사람은,
감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에 근거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입니다.
마무리하며: 감이 아닌 확률로 세상을 보기
확률은 감으로 이해하려 하면 자주 틀립니다.
하지만 확률의 개념을 한 번 체화하고 나면,
놀랍도록 세상을 정확하게 보는 눈을 얻게 됩니다.
동전은 앞면이 다섯 번 나와도,
여섯 번째는 여전히 50:50입니다.
몬티홀에서는,
"문을 바꾸는 게 유리하다"는 결과가 수천 번 실험으로 증명됩니다.
확률을 공부한다는 건,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논리와 수학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힘을 기르는 일입니다.
다음에 어떤 선택 앞에서
"그냥 느낌이 좋아서"라는 이유가 떠오른다면,
잠깐 멈추고, ‘확률’이라는 친구에게 먼저 물어보세요.
그 친구는 당신보다 훨씬 냉정하지만,
놀랄 만큼 정확한 조언을 줄 겁니다. 😊